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57. 큰 음녀의 실체 : 정사(政事)와 권세(계17:1-3)

(도입) 큰 음녀는, 백성과 무리, 열국과 방언들의 연합체인 ‘물’위에 앉아 있는 존재다.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는 붉은 빛의 짐승을 타고 있는데, 세상의 정사(政事)와 권세를 상징한다. 종말에, 모든 국가와 권력이 큰 음녀에게 복속하기를 바라지만, 결국은 심판에 이르게 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1.세상이, 큰 음녀가 통치하는 정치 공동체에 복종하여 붙좇는 이유가 뭘까?
정치적 안전을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세상은, 정치와 경제 연합체가 삶의 안정과 안전, 문화의 혜택과 누림을, 보장해주고 기회를 부여해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탈하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와 두려움 때문에 앞다투어 가입하려 몸부림친다. 땅에 사는 자들이 큰 음녀가 저지르는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여, 안전의 진정한 원천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정치 사상가 마키아벨리는, 나라를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안정과 번영을 누리게 했던 위대한 군주들을 15년간 연구했다. 그 결과, 바람직한 통치자는, ①상황에 따라 약속을 쉽게 뒤집는 거짓말에 능숙해야 하고, ②자신이 의도한 대로 지배하기 위해 내분과 혼란을 조장해야 하며, ③저항 없이 복종하도록, 백성을 두려움에 휩싸이게 하라고 주장했다. 오늘날에도 정치인에게 필독서로 권장된다. 지금의 정치체계가 근본에 있어서는 당시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핵심내용 세 가지는 요한계시록에서 말씀해주시는 사탄의 특징과 동일하다. 세상의 정치세력과 연합체의 배후가 사탄임을 거듭 확인시켜 준다.
2.정사와 권세의 본질이, ‘기만과 분열을 획책하고 겁에 질리게 협박하는 것’일까?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권세를 이양하셨다(창1:28) ‘다스림’은 정사와 권세를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만물을 조화롭게 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다스리게 하셨다(사11:6-8) 권세를 위임하신 이유다. 사탄은,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처럼 되고자하는 그릇된 욕망을 부추겨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게 했다. 하나님을 대적하게 하여, 왜곡하고 변질시킨 권세를 세상으로 확산시켰다(창3:5-6) 그 결과는, 관계의 파괴로 나타난다.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파괴되었고, 이어서, 인간끼리의 관계도 붕괴된다. 파괴와 단절과 편 가르기가 여기서 시작된다.
3.그렇다면, 세상의 정사와 권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는,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진리가 이 땅에서 실현되도록, 처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⑴영적 분별력을 갖춰야 한다(엡6:12) 권세의 배후세력인 영들을 바르게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다(요일4:1) 겉모습만으로 전부를 판단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권력이 제공하는 안전보장의 기회가 박
탈될까 염려하는 두려움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치세력의 주장인가?’보다는, 진리의 말씀인 성경에 부합되는지의 여부로 판별해야 한다. 비록, 우리가 발을 땅에 딛고 살지만, 우리의 소속은 땅이 아니다. 하늘이다. 하나님의 백성이요 자녀다.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 세상의 정치적인 흐름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이와 더불어 ⑵(왜곡되고 변질된) 세상 권세에 대적해야 한다(골2:15). 세상의 통치자들이 제공해줄 것처럼 보였던 안전과 안정, 번영과 누림을,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이미 허락하심으로써, 그들의 통치와 권세를 무력하게 하셨다. 우리도, 주님과 같은 맥락으로 세상권세를 대적해야 한다. 승리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선지자와 사도의 사명을 담당할 자로 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한다(엡6:13-18) ①호신용으로는, 의와 진리와 복음과 구원의 확신이다. 기본으로 갖춰야 할 신앙의 틀이며 추구해야 할 삶의 지향이다. 삶으로 세상에 의로움과 진리를 드러내면서 행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구체적으로 증거해야 하고, 이미 받은 구원을 확신으로 소유해야 한다. ②방어용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주인이 되셔서 삶의 모든 영역을 주관하시고, 공급하시며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는 분명한 믿음이다. 궁극으로 은혜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신다는 확신을 지니고 있으면, 어떠한 공격에도 두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게 된다. ③공격용은 성령의 검인 말씀이다. 세상이 우리를 현혹하거나 넘어뜨리려 할 때,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말씀을 묵상하고 암송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④경비용은 기도다. 기도는 영적인 민감도를 유지하게 한다. 경비병은 기습공격에 대비하는 자다. 늘 깨어 있어야만 한다. 기도에 ‘늘, 항상, 무시로’ 라는 부사가 함께 하는 이유다. 이 모든 요소를 완비하면 하나님의 능력을 나타내는 전신갑주가 된다(고후10:4)
4.(맺는 말)
사탄이 배후에 있는 정치세력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 있어야만, 안전과 안정, 번영과 누림을 얻는다고 현혹한다. 이탈하면, 모든 기회를 박탈하고, 모든 것을 상실할 것이라고 으르고 협박한다. 이들에 현혹되어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면, 탐닉하게 된다. 진정한 기쁨과 즐거움인줄로 착각하게 하여 하나님을 망각하게 한다.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안정과 누림으로 인도할 것이라는 모든 세력은, 그 배후에 악한 영이 도사리고 있음을 기억하라! 진정한 안전과 복됨은 하나님께만 있다. 우리에게 참된 번영과 조화로움, 은혜의 부요함을 누리게 하는 근원은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이 땅에 속한 자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의와 진리와 복음의 거룩함을 세상에 보여주도록, 우리를 선지자와 사도로 부르시고 보내셨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이것이 세상을 보는 바른 시각이요, 바르게 대응하는 자세다. 세상이 모든 것을 제공해준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참된 진리와 길과 생명을 보여주는 자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