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이 아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믿음에 의해 정결하게 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자들이 하나님께 바쳐져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다(고전1:2) 하지만, 이 한 문장으로 교회의 특성들을 모두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그래서 본문을 통해, 상세하게 교회의 특징과 역할에 대해 상고해보고자 한다.
1.일곱 교회는 각각 분리 독립된 교회이면서, 동시에 연합된 하나의 교회이기도 하다.
교회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사역자를 통해, 다양한 성도들이 주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독립된 형태이지만, (이 세상의 모든 교회를 상징하는) 일곱 교회의 사역자에게 말씀하시는 분은 오직 예수그리스도뿐이시고, 일곱 교회를 붙드시고 보호하시는 교회의 진정한 주인도 예수그리스도시라는 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일곱 교회가 교회된 영광스러움과 순결함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도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존재했다. 권면과 칭찬으로 승리하도록 이끄시는 예수그리스도의 모습과 그 승리의 영광도 일곱 교회에 동일하게 나타났으므로, 하나의 교회라고도 할 수 있다. 즉, 일곱 교회는 해당 지역을 책임지는, 독립된 지역교회의 성격과 함께, 역할이나 은혜의 방편에서는 동일한 연합체로 하나가 된 교회의 특징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곳에 세워져서 눈에 보이는 교회를 유형교회라고 명명하고, 지역적으로는 달라도 주권과 역할과 상급에 있어서는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모든 교회의 연합체를 무형교회라고 정의한다.
2-1.유형교회는 해당 지역에 대한 영적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래서, 본문은 하나님께서 유형의 지역 교회를 중시하심을 밝히고 있다. 하나님께서 사역자를 친히 지명하여 세우셔서 말씀을 주시고 그 말씀을 통하여 유형의 지역교회가 교회답게 하여 하나님 나라의 부요함을 누리도록 해주셨다. 유형의 지역교회가 이러한 은혜를 그 교회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해당지역 전체가 누릴 수 있게 하는 영적 책임을 감당하게 하셨다. 이것이 유형의 지역교회의 존재이유다. 그러므로, 성도라면 반드시 유형의 지역교회에 등록하여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무교회주의자처럼 주님께서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므로, 예배를 위해 굳이 교회를 이룰 필요가 없다고 하거나, 소위 가나안 성도라는 이들처럼, 특정 교회에 등록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이들은, 유형의 지역교회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자다.
2-2.그렇다면, 무형교회의 특징은 무엇일까? 존재이유와 유익에 대해 살펴보자.
무형교회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를 상징하는) 일곱 개의 유형 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어 최종적으로 얻게 되는 승리를 쟁취할 온전하고도 완전한 교회의 원형이다. 온 세상에 편재해 있으면서 그리스도의 승리를 함께 누릴 교회를
지향하며 궁극에는 완성된 하나님의 나라인,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에서 하나가 되는 교회다. 유형의 지역교회가 불완전하고 연약하여 실패하거나 덕이 되지 않는 모습에 의해 낭패감을 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무형교회의 일부를 도려내어야 할 경우도 있겠으나, 결국에는 실패하지 않고 승리하게 된다.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역자의 부족함이나 성도의 미숙함과 불미스러움으로 인해 유형의 지역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게 된다 할지라도 비관할 필요가 없다. 눈에 보이는 지역교회만이 교회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승리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붙들고 계시며, 그 승리의 영광을 함께 누릴 공동체이므로 담대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2-3.계시록의 일곱 유형교회도 담대하게‘전투하는 교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에베소교회는, 말씀의 토대위에 굳건하게 서는 (외부와의) 영적 전투의 과정에서 사랑을 상실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도 (내부와의) 영적 전투였다. 교회는 안팎의 영적 도전에 대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교회는 세상과의 거룩한 싸움을 위해 부름 받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교회는 소금처럼 자신을 녹이며 희생해야 한다. 빛처럼 틈만 나면 스며들 수 있게 늘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가 기회가 되면 밝히고 소독하고 깨끗하게 해야 한다. 세상을 향해 죄를 깨닫게 해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교회가 교회되는 것을 방해하는 세력은 교회 내에도 있다. 스스로가 그런 도구로 전락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이단(니골라 당)과 영과 육의 음란한 유혹(이세벨)과, 세속적 성취가 하나님의 은혜라고 가르치는 물질적 숭배(맘몬)가 전투의 대상임을 인지하여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전투를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을 아는 만큼, 성장한 만큼 승리하게 되므로 예배와 말씀과 기도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도 필요하다. 출애굽할 때, 광야에서의 무수한 전투 중에도 하나님께서 매일 매일 만나를 내려주셨듯이 우리가 직면하는 매순간의 영적인 전투의 현장이 지속적인 은혜의 자리임을 기억하자. 이 싸움은 끝이 있으며 반드시 승리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전투하는 일곱 교회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전투하여) 이기는 자에게 주시는 상’에 대해 반복해서 언급하며 강조하셨다.
3.(맺는 말)
교회는 예수를 믿는 믿음에 의해 정결하게 됨으로써, 세상으로부터 구별된 자들이 각처에서 하나님께 바쳐져 하나님을 예배하는 공동체이며, 각 지역의 유형교회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원리에서 동일한 연합체인 무형교회로 존재한다. 유형교회는 이 땅에서 전투하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외부에 있는 세상의 악한 세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생겨나는 유혹들에 대해서도 싸워야 한다. 승리하는 자는 새 하늘과 새 땅, 새 예루살렘의 영광스러움을 누리는 무형교회의 일원이 됨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