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33. 유혹과 정화의 시간(3) (계6:1-8)

(도입) 죽임 당했던 어린양이 네 번째의 인(봉)을 열게 된다. 그러자, 네 번째 생물의 호출에 따라, 청황색 말을 탄 자가 나타난다.
1.청황색 말을 탄 자는,‘사망’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음부가 그 뒤를 따랐다. 음부(=하데스)는, 죽은 자의 영혼을 감금하는 공간이다. 검은 말을 탄 자와 그를 따르는 음부는, ‘검과 사망과 흉년과 땅의 짐승들로써’ ‘죽일 권세’를 받았다. 그 위세가 엄청나지만, 땅의 사분의 일에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발휘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하나님의 통제를 받는 권세에 불과했다. ‘검’은, 전투용 칼이다. ‘사망’은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이다. ‘흉년’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전쟁의 결과로 나타난 재난을 상징한다. ‘땅의 짐승’은, 사탄의 꼭두각시가 되어 성도를 박해하고 죽이는 왕과 왕국을 지칭한다.
2.이렇게 열거한 네 가지는,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할 때 주로 인용하는 표현이다. 말세에 나타날 보편적인 재난을 뜻하기도 한다. 구약성경에도 ‘하나님을 대적하고 순종하지 않는 자를 하나님께서 심판하신다(겔14:21)’는 의미를 표현할 목적으로 사용했다. 본문도 마찬가지다. 종말의 때에, 하나님을 대적하거나 불순종하는 악한 세대 중 사분의 일이, 하나님의 진노에 의해 재앙을 당한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청황색 말을 탄 자의 출현으로, 전쟁이 발발하여 기근과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발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게 하는 악한 자들에 의해서 죽음으로 내몰린다. 이처럼, 전 인류의 사분의 일이 재앙을 당해 죽음에 이르는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마24:6). 심판의 그날은 언제일까? 날짜를 확정하거나, 언제인지는 자신들만이 아는 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은 모두 이단이다. 하나님은, 빛의 자녀들이, 계시된 말씀에서 보여주신 징조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때, 즉,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될, 그 때를 분명히 깨닫게 된다고, 명확히 말씀해 주셨다(마24:13-14).
3.그렇다면, 오늘 살펴본 장면의 영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지만, 한도 없고 끝도 없이 허용하지는 않으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긍휼이 많으시지만 정하신 때가 차면 반드시 심판하신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폄하하거나 시험치 말아야 한다. 둘째,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할 때 ‘매를 들기만 하시는 분이 아니시다’라는 함의가 있다. 재앙은 우리를 향한 사랑과 은혜의 방편이다. 하나님은 이 모든 재난을 거치게 하셔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으로 온전케 하신다. 하나님의 뜻을 깨달고 그 나라를 이루어가는 사람이 되게 하심으로써 참된 위로를 주신다(겔14:22-23) 부연하자면, 핍박과 죽음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의, 변화된 삶의 거룩함은, 하나님께서 재앙을 허락하신 의도를 깨닫게 해준다. 이 때문에, 하나님의 크심과 은혜로우심을 확인하면서 위로를 받게 된다.
4.종말의 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위로를 주신다. 하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나님의 위로를 받는다. 환란과 고난 중에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기억하라! 하나님은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온전케 빚으신다. 정금같이 연단하셔서 하나님나라의 영광을 누리게 하신다. 봄꽃의 화사함과 돋아나는 새싹, 여름 신록의 풍성함, 가을 단풍의 완숙함은 혹한의 겨울을 견뎌낸 결과다. 생명의 싹이 깡그리 말살된, 고난과 형극의 기간처럼만 보이지만, 그 때에도 땅은, ‘봄과 여름과 가을을 위해’ 나무를 품고 양분을 공급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길 바란다. 우리가 하나님을 거스를 때도, 하나님은 자녀로 삼으신 우리를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신다.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끝까지 인내하시면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우리를 온전케 하신다. 하나님의 영광스러우심과 부요하심을 누리는 자리까지 이끄신다. 우리는 실패하지만,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직면하는 재앙에 이러한 의미가 담겨있다(겔14:24) 앗수르와 애굽이 시온에 거주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막대기로 때리고 치지만,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사10:24-27) 현재, 삶을 옥죄고 두려워하게 하는 요소들이, 앗수르와 애굽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속을 태우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하나님의 진노가 그치는 하나님의 때가 되면, 모든 재앙을 거두어가시고.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우리의 삶에서 모두 이루어지게 하신다. 세상의 허망한 것에 빼앗겼던 피폐함은 심판을 통해 새롭게 해주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간들을 통해 각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신앙을 더욱 순결하게 하고 충만하도록 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우리주위의 환경은 믿음의 사람답게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척박하고 힘겹다. 하지만, 그 난관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역경을 통과한 후에 정금같이 빚어져 변화될 모습을 떠올려 보길 바란다. 이를 통해 영광 받으실 주님과,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생각하면서 매일의 삶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이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분별해내는’ 거룩한 산 제물로 살아내야 한다. 이렇게 살아내는 삶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에 동역하는 최선이다.
5.(맺는 말) 믿음의 사람들이 당하는 어려움을 접하면서 낙심하고 낙망할 때가 있다. 주님이 다시 오시기까지 이런 일들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하지만 징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눈보라는 차갑고 힘들지만 눈꽃은 아름답듯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온전하신 뜻을 이루어 가는 은혜의 방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때로는 이러한 고난으로, 교회공동체와 우리들 개개인을, 정결케도 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에 합당한 존재로도 바꾸셔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신다. 이 사실을 늘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내는’ 주님의 백성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