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7월 12일 화요일: 본문읽기2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던 사람 (요한복음 9장)
오늘은 안식일이란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안식일은 지금의 주일과 같은 날이야. 안식일에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어.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거리를 걷고 계셨지. 조금 전 성전에 가셨다가 나오시는 길이었단다. 돌아오는 길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어. 그 사람은 구걸하는 거지였단다. 그 사람은 먹을 것을 사려고 사람들에게 돈을 달라고 하고 있었어.
이 사람은 일하기 싫어서 구걸을 하는 걸까? 아니란다. 이 사람도 일을 하고 싶어 했지만, 이 사람은 일을 할 수가 없었단다. 왜냐하면, 앞이 보이지 않는 장님이거든. 이 사람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단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살았지.
이 사람은 아버지, 어머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단다. 꽃이나 새를 본적도 없었어. 나무를 본 적도 없고, 보이는 것은 깜깜한 어둠뿐이었지. 정말 불쌍한 사람이지?
예루살렘 사람들은 누구나 이 사람을 알고 있었단다. 이 사람이 장님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 사람에게 돈을 주곤 했단다.
제자들도 이 사람을 보았어. 그리고 예수님에게 물어보았지.
“주님, 누구 때문에 이 사람이 장님이 되었습니까?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죄 때문입니까? 아니면 자기 자신의 죄 때문입니까?”
예수님은 어떤 대답을 하셨을까?
“이 사람이 장님이 된 것은 그의 아버지나 어머니의 죄 때문이 아니요. 물론 자기 자신의 죄 때문도 아니라오. 이 사람이 다시 볼 수 있도록 내가 고쳐 줄 거라오. 아픈 사람들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쳐 주기 위해 내가 이 땅에 왔소!”
길거리에 앉아 구걸하던 그 장님은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묻는 말을 들었단다. 그리고 예수님의 대답도 들었지. 그 사람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단다.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벌써 여러 번 들었지. 예수님은 놀라운 기적을 행하실 수 있다고 하던걸. 혹시 이 사람이 예수님이 아니실까? 말씀하시는 것이 정말 다정하게 들리는데.’
예수님은 몸을 구부리고 앉으셨단다. 땅에 있는 흙에 침을 뱉어 잘 섞으셨단다. 마치 반죽을 만드시는 것처럼 말이야. 진흙 반죽이 완성되었지. 예수님은 구걸을 하는 장님에게 다가가셔서 진흙 반죽을 장님의 눈 위에 발라 주셨어. 그리고 장님에게 “실로암 연못에 가서 눈을 씻으시오”하고 말씀하셨단다.
그 말씀이 끝나자 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났어. 그리고 예루살렘 거리에서 실로암 연못까지 걸음을 재촉하여 갔단다. 사실 실로암 연못까지 가는 길도 제대로 몰라 사람들에게 계속 물어물어 가야 했지. 장님이 길을 물을 때마다 사람들은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었단다.
마침내 실로암 연못에 도착했어. 몸을 숙여 두 손 가득 실로암 연못물을 퍼 올렸단다. 그리고 그 물로 눈에 있는 진흙을 씻어 냈지. 진흙을 다 씻고 나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 순간,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면서 모든 것이 보이는 거야! 사람도 보이고, 집도 보이고, 나무도 보였어. 예수님이 위대한 기적을 행하신 거야!
그 사람은 날아가는 듯 집으로 달려갔단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게 된 거지.
“아버지, 어머니. 제가 볼 수 있게 되었어요”하고 소리쳤단다.
이웃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듣고는 모여들었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모두 놀라 서로 물었단다. 조금 전까지 장님이었던 그 사람이 신이 나서 말했지.
“예수라는 분이 제게 오셨어요. 그분이 내 눈에 진흙을 바르셨죠. 그리고 저더러 실로암 연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셨어요. 제가 그분의 말씀대로 했더니 이렇게 보게 되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모두 이상하다고 생각했단다. 도대체 이런 일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거든. 그래서 “율법학자들에게 같이 가 보자. 율법학자들은 모르는 것이 없으니까 가서 한번 물어보자”하고 말했지.
사람들이 율법학자들에게 갔을 때, 조금 전까지 장님이던 사람은 예수님이 하신 일을 다시 한 번 더 설명했단다.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이미 알고 있었어. 예수님을 시기해서 이미 여러 번 예수님에게 싸움을 걸었던 적도 있지.
그 사람의 말이 끝나자마자 율법학자들이 물었단다.
“네가 지금까지 앞을 전혀 못 보는 장님이었다는 것이 사실이냐? 우리를 속이려는 것은 아니겠지?”
곁에 있던 그 사람의 부모가 나서며 대답했단다.
“우리 아들이 장님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되자 율법학자들도 별 수 없이 예수님이 놀라운 기적을 해하셨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단다. 율법학자들이 기뻐했을까? 아니야. 정반대였어. 율법학자들은 막 화를 냈단다! 그러면서 뭐라고 했는지 아니?
“오늘은 안식일이야. 안식일에는 아무도 일을 할 수 없어. 하지만, 예수는 안식일에 일을 했다. 이 사람 눈에 진흙을 이겨서 발랐잖아. 그리고 이 사람을 고쳐주었어. 이건 일이란 말이야. 예수는 큰 죄를 지었어!”
율법학자들이 하는 말 좀 들어 봐. 안식일에 장님의 눈을 뜨게 해 준 것이 죄라고? 정말 어처구니없지?
율법학자들의 말을 듣다가 조금 전까지 장님이던 그 사람이 말했단다.
“예수님이 죄를 지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예수님이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저의 눈을 고치셔서 제가 볼 수 있게 해 주신 분이십니다!”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너무 미워해서 예수님 말만 들어도 화를 냈거든. 이번에는 이 사람에게도 화를 냈단다.
“어디에다 대고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냐?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당장 꺼져 버려! 앞으로 다시는 성전에 오지 못할 줄 알아라!”
율법학자들이 어떤 사람을 성전에서 내쫓는다는 것은 아주 심한 일이란다! 정말 이상한 율법학자들이지? 지금까지 장님이던 사람이 눈을 뜨고 보게 되었는데 기뻐해야 하는 것 아니니? 예수님이 장님이던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셨으니 같이 좋아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단다.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시기하고 미워했어.
눈을 뜨고 보게 된 것이 마냥 좋던 그 사람은 갑자기 시무룩해져서 예루살렘 거리를 걸어갔지. 그때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어. 바로 예수님의 음성이었지. 그 사람은 예수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 몰랐어. 조금 전 예수님이 자기 눈에 진흙을 바르실 때까지 그 사람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사람은 예수님의 다정한 음성은 단번에 알 수 있었어!
예수님은 율법학자들이 이 사람에게 한 일을 이미 알고 계셨단다. 이 사람이 지금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도 알고 계셨어. 예수님은 이 사람에게 다가가셔서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하셨단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오. 그 사실을 믿으시오?”
‘이것 봐. 내 말이 맞았지? 내가 율법학자들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이 보내신 선지자라고 했잖아.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시네!’
그 사람은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아주 겸손하게 말했단다.
“예, 주님. 저는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을 믿습니다!”
장님으로 살다가 눈을 떠서 보게 된 사람은 더욱더 행복해졌단다. 그날 오후 처음으로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되었을 때보다 더 행복해졌어. 율법학자들이 자기에게 화를 낸 것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더는 성전에 가지 못하게 된 것도 상관없어. 그런 못된 율법학자들은 이제 필요 없으니까. 이 사람은 이제 예수님에게 속한 사람이 되었지.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두란노 이야기 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