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요한계시록 강해 64.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라! (계19:6-10)

(도입) 십사만 사천과 이십사 장로와 네 생물이, ‘할렐루야’를 외치며 찬양했는데, 그 찬양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유를 묵상하면서 은혜를 나눴으면 한다. 본문은 찬양의 이유가, 어린양의 혼인기약이 이르렀고, 그의 아내가 될 교회도 이 혼인을 맺을 준비가 온전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7)
1.어린양과 그의 신부인 교회와의 혼인이 완비된 사실이, 왜 찬양의 이유가 될까?
우리 신앙의 여정이 어떠한지를 투영해주는 유대인의 결혼풍습에 그 답이 있다. 결혼적령기에 이른 유대인 남자는, (성막을 중심으로 제사하기 위한) 3대 절기의 모임에서 배우자를 물색한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한 잔의 포도주와 신부를 위한 예물, 그리고 서약서를 준비해서 여자의 부모를 찾아간다. 이를 접한 여자의 부모는, 반드시 딸에게 이 남자와의 혼인의 의사 여부를 타진한다. 딸이 승낙하면, 청혼을 허락하여, 지참금에 대해 협의하고, 남자가 준비해온 서약서를 읽는다. 남자가 먼저 읽고, 준비해왔던 한 잔의 포도주의 절반을 마신다. 예비 신부는 그 나머지를 받아 ‘피의 언약을 상징하는 의미’로 서약서에 두세 방울 떨어뜨린 후 마신다. 이렇게 되면 정혼(定婚)이 성립된다. 그러면, 신부의 아버지는 뿔 나팔을 불어 이 사실을 알린다. 다음 단계는 혼인잔치냐? 아니다. 대략 1년 정도, 신부를 위해 집을 짓고, 함께 살 수 있는 삶의 모든 터전을 준비하는 정혼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 시기가 끝나는 날은 신부의 아버지가 판단하여 정하므로, 신부의 아버지 외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날이 되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혼인 잔치가 준비된 신랑의 집으로 간다. 혼인 잔치는 보통 7일 동안이다. 이 기간에 합방을 한다. 신부가 순결을 지켰고 아내로서의 바른 도리를 갖췄다며, 신랑이 선포하고 신부에게 흰 세마포 옷을 입히면 ‘비로소’ 결혼이 성립한다. 참으로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이다. 그래서, 혼인기약이 이르러, 신랑이 자신을 데리러 온다는 사실이, 신부에게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기쁨이 된다. 성도에게도 마찬가지다. 혼인잔치가 이르렀다는 사실은, 신랑이신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는 약속의 성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쁨이 찬양의 이유다.
2.흰 세마포 옷은 성도의 ‘옳은 행실’이다. 예수님을 맞이할 자격의 징표다.
우리의 옳은 행실은, 우리의 행함과 노력의 산물이 아니다. 자녀로 택해주신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의 결과(稱義)다. 구원에 이르는 모든 과정(聖化)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속성인 영원성을 따라 허락된 은혜이므로, 한순간의 실수나 연약함에 의해, 박탈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감당해야 될 몫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성도의 옳은 행실은 십계명의 열 가지 계명 모두에 해당한다. 하나님을 사랑해야 할뿐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으로 초대받았으므로, 그 삶에 해당하는 책임도 감당해야 한다.
3.그렇다면, ‘세마포 옷을 입고 혼인 잔치에 참여하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전능하신 하나님의 의로운 통치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할렐루야 찬양의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통치일까? ①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서 세세토록 왕노릇하심으로써, 이루어지는 참되고 공의로운 다스림이다(계11:15) ②이와 더불어 신랑과 신부의 관계를 이루는 통치다.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므로 통치라기보다는 ‘누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의 오심을 혼인 잔치로 비유한 이유다. 그리스도는 신랑이고, 교회를 이룬 우리는 신부다. 신랑과 신부의 결혼으로 형성된 가정의, 환희와 기쁨의 이유는 삶의 터전에 있다(요14:2-3) 신부가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은 새 하늘과 새 땅이다(계21:1-5) 그곳에는,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이, 모든 눈물을 닦아주신다. 사망이나 애통이 없고, 곡하거나 아플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누리게 될 궁극적인 누림은 ‘하나 됨’이다(아2:1-7) 하나님의 존재 그 자체 때문에 느끼는 감사와 기쁨이다.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 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참 신랑이 되시기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환희와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습3:17)
4.그런데, 하나님은 나중뿐만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이 기쁨을 누리기를 원하신다.
하나님 나라의 환희와 즐거움을 미리 맛보게 하신 곳이 가정이다(창2:22-23) 사탄이 끊임없이 가정을 파괴하려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신부가 된 자로서의 성결함과 옳은 행실들을 깊이 인식하고, 배우자끼리 상호존중하며, ‘예수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부부,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는 가정을 이루어가야 한다(엡5:21-25) 이 모습을 통해서 자녀들이 아름다운 가정을 흠모하며 성장하게 해야 한다.
5.(맺는 말)
이 악한 세대 가운데, 우리가 무엇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단순히, 믿음의 걸음을 이탈하지 않고 걸어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우리의 가정이 진정으로 평안하지 않거나, 배우자에게 존중과 사랑, 경애와 인정을 실천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는커녕,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 외식적인 행위로는 세상을 일깨울 수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도 우리의 믿음을 인정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부분을 가장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미 허락받은 하나님 나라의 복을, 믿음 안에 있는, 우리의 가정에서 미리 맛보기를 바란다. 신랑이 신부에게서 취하고, 신부가 신랑에게서 공급받는, 연합의 기쁨과, ‘하나 됨’을 누림으로써, 지금보다, 더 온전하고 더 풍성하며, 더욱 충만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이, 더 크게 역사하게 되기를 바란다. 세상이 우리를 보고 정말 하나님을 볼 수 있는, 그런 가정이 되고, 그런 교회를 이루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