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부

성경통독 114 설명

조병수
총신대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독일 뮌스터 대학교 신학부에서 Martin Rese 교수의 지도로 ‘선지자보다 큰 자: 세례자 요한 연구’ 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Dr. theolo.)를 받았다. 모교인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신약학 교수, 총장으로 사역하였고, 현재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와 프랑스 위그노 연구소 대표로 섬기고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스코틀랜드의 개혁파 목사였던 맥체인(Robert Murray M’Cheyne, 1813-1843)의 1년 성경통독표를 따라 성경을 읽었다. 이것은 매일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조합하여 읽는 방식으로 잘 따라가면 한 해 동안 구약성경을 한 번, 신약성경과 시편을 두 번 읽을 수 있는 아주 기발한 목록이다. 맥체인의 성경읽기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언제부턴가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이 표를 따라가는 데 실패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나 자신도 이 표에서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예를 들어, 맥체인 표는 모세오경을 계속 읽어야 하고, 사복음서도 이어 읽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출애굽 이후 사건들이나 예수님의 활동에 관한 이야기가 자꾸 반복되어(물론 정밀하게 보면 매우 다르지만) 지루함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문제점을 풀기 위해서 지루한 반복을 피하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가장 좋은 단서는 사복음서였다. 1년을 사분기로 나누어 사복음서를 각 분기에 배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창세기 이후 4권의 책들(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도 결국은 모두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의 광야생활을 다루고 있으므로 각 분기에 나누어두는 것이 가능했다. 구약의 예언서들이나 시가서들이 서로 시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신약의 서신서들도 구태여 시간의 흐름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분기별로 배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창세기는 창조,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 요셉으로 사분할하고, 사도행전은 예루살렘 교회, 팔레스타인 교회, 바울의 전도여행, 바울의 로마여행으로 나누며, 계시록은 일곱 교회, 일곱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으로 나눈다.
나는 이런 전제 아래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사분기로 읽을 수 있도록 도표로 나누어보았다. 나는 이것에 편의상 “성경통독 114”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뜻은 성경통독 114(1ㆍ1ㆍ4)는 성경전체를 1년에 1번 통독하지만(1년 1독) 4번 읽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3개월마다 성경을 한 번씩 읽는 것과 같다. 성경통독 114는 성경을 읽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두 가지 유익을 준다.
첫째는 속도이다. 이 표를 따라 읽으면 한 분기(3개월)라는 짧은 시일 안에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읽는 듯한 느낌을 얻는다. 둘째는 재기이다. 이 표는 성경을 사분기로 반복하여 읽도록 고안되어 있어서 4번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성경통독 114는 다음과 같은 읽기 방식을 사용한다(별첨하는 요약도표를 참조하면서 살펴보면 내용을 파악하는 데 훨씬 좋다).

구약성경을 읽는 법

구약성경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모세오경,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의 순서로 다음과 같이 읽는다.

(1) 첫째 읽기

창세기 1-11장(창조), 출애굽기, 여호수아, 사사기, 룻기, 욥기, 다니엘, 에스라 1-6장, 학개, 스가랴, 에스라 7-10장, 느헤미야, 에스더. 이때 학개 선지자와 스가랴 선지자는 에스라 6:14에 언급되므로 에스라서와 함께 읽는다.

(2) 둘째 읽기

창세기 12-26장(아브라함과 이삭), 레위기, 사무엘상(사울과 다윗), 사무엘하(다윗), 시편 1-72편, 이사야, 요엘, 오바댜, 나훔, 하박국. 이때 다윗의 시가 많이 들어있는 시편의 전반부(1-72)는 사무엘하에 이어 읽는다.

(3) 셋째 읽기

창세기 27-36장(야곱), 민수기, 열왕기상 1-11장(솔로몬), 잠언, 전도서, 아가서, 열왕기상 12-22장(열왕), 열왕기하 1-14장, 요나, 열왕기하 15장, 아모스, 호세아, 열왕기하 16-23장, 스바냐, 열왕기하 24-25장, 에스겔. 이때 잠언, 아가서, 전도서는 열왕기상 4:32에 솔로몬이 많은 잠언을 지었다고 말하므로 여기에 읽는다. 요나는 열왕기하 14:25에 언급된다. 아모스는 유다 왕 웃시야 시대에 이스라엘 왕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예언했으므로 열왕기하 15장 다음에 읽는다. 호세아 선지자는 유다 왕들 웃시야와 요담과 아하스와 히스기야 시대에 활동했으므로 열왕기하 20에 이어 읽는다. 스바냐 선지자는 유다왕 요시야 시대에 활동했으므로 열왕기하 23장에 이어 읽는다.

(4) 넷째 읽기

창세기 37-50장(요셉), 신명기, 시 90편, 역대상(족보와 사울과 다윗), 시 73-150편, 역대하 1-28장(솔로몬과 열왕), 미가, 역대하 29-36장, 예레미야, 예레미야 애가, 말라기. 이때 시 90편은 모세의 말년에 관한 시를 담고 있으므로 신명기 다음에 읽는다. 시 73-150편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의 시이므로 역대상과 역대하 사이에 읽는다. 미가 선지자는 유다 왕들 요담과 아하스와 히스기야 시대에 활동했으므로 역대하 31장 다음에 읽는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역대하 36장에 자주 언급되므로 이어 읽는다.

신약성경을 읽는 법

신약성경은 네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복음서, 역사서, 서신서(바울서신과 공동서신), 계시록의 순서로 다음과 같이 읽는다.

(1) 첫째 읽기

마태복음, 사도행전 1-5장(예루살렘 사도교회), 로마서, 갈라디아서, 히브리서, 요한계시록 1-3장(일곱 교회). 이때 마태복음에 이어 사도행전을 읽고 이어서 바울서신 중에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를 읽는다.

(2) 둘째 읽기

마가복음, 사도행전 6-12장(예루살렘 주변교회),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데살로니가전서, 데살로니가후서, 야고보서, 유다서, 요한계시록 4-7장(일곱 인).

(3) 셋째 읽기

누가복음, 사도행전 13-20장(바울 전도여행),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요한계시록 8-14장(일곱 나팔).

(4) 넷째 읽기

요한복음, 사도행전 21-28장(바울 예루살렘/로마여행),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 요한일서, 요한이서, 요한삼서, 요한계시록 15-22장(일곱 대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