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두아디라교회에는 이세벨의 이단사설에 현혹된 자가 있었다. 반면에, 이세벨의 주장이 궤변임을 밝혀서 배격한 이들도 있었다. 주님은 이들에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주님의 신부로서의 순결을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지켜내라고 말씀하셨다. 성도의 순결함을 지켜 ‘이기는 자’에게는 상급으로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시겠다고 하셨다.
1.이기는 자는, 끝까지 주님의 말씀을 지켜 말씀대로 ‘행하는 자’다(:26)
그런데, 앞선 구절(2:7)에서는, 이기는 것이 행위의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고 했다.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에 의해, ‘궁극에는 필연적으로 이기게 되므로’ (행함과 무관한)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라고 했다. 본문과 서로 배치되는 느낌이다. 왜 이렇게 서술했을까? 성경은 ‘이긴 자’를 하나님의 일에 대해 충성된 자와 그렇지 않는 자로 구분하고 있다. 예수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얻는 신분과 지격은 동일하게 ‘이기는 자’이지만, 상급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강조하는 행함의 의미는 신분으로서의 구원의 여부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충성되게 행하여 ‘이긴 자’로서의 신분에 합당한 삶과 책임을 (성화의 단계를 통해) 감당해야만 하나님의 은혜의 부요함을 더욱 온전하고도 풍성하게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빌2:12) 즉, 궁극에는 필연적으로 이기는 자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풍성하고 부요하게 누리기 위해서,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 끝까지 주님의 일에 충성되게 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주님께서 당부하시면, 외면하지 않고 자원하여 기꺼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하나님의 의와 진리의 거룩함을 이 땅 가운데 이루기 위해, 댓가를 치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본문은 이 과정에서 맺는 열매로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을 누리는 자가 ‘이기는 자’라고 강조하여 표현했다. 부연하자면, 예수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믿는 우리는, ‘아무런 공로 없이’ 이기는 자의 신분과 권세를 누리게 되었으나, 이에 따른 순종과 의무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이다. 면제되지 않기도 하지만, 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분과 자격에 양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단지, 하나님의 부요함과 은혜의 풍성함을 누림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주님은 주님께 끝까지 순종하며 행함으로 이기는 자에게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신다고 하셨다.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리는 것과 철장으로 질그릇 깨뜨리는 것과 같이 하는 권세다.
2-1.먼저,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에 대해 살펴보자.
철장은 일부가 철로 된 목자의 지팡이다. 때로는 양을 위협하는 맹수를 물리치는 무기로도 사용하지만, 주 용도는 양을 지키고 돌보며 인도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세상에서의 다스림은 군림하고 지배하는 것이지만 본문의 의미는 ‘목자로서 양을 친다’ 는 뜻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존재인 양을, 목자로서 돌보는 것
을 말한다(시23) 성경은, 스스로의 힘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연약한 존재를 위해, 필요를 채워주고 돌보는 수고와 섬김을 행하는 고귀한 능력을 ‘권세’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것이 참된 권세다. 우리가 세상을 향한 의무와 책임을 거부한다고 해서 이미 받은 구원의 영광과 신분이 박탈되지는 않지만, 우리 주위에 있는 자들을 다스릴 참된 권세, 즉, 영적 육적으로 먹이고 돌보는 의무와 섬길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를 행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된 복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게 된다.
2-2.그렇다면, 철장으로 질그릇 깨뜨리는 것과 같이 하는 권세는 무엇일까?(시2:9)
깨뜨려지는 대상은 하나님의 일을 대적하고 훼방하는 악한 이들이다. 이들을 추종하며 함께 하는 이방의 모든 나라와 민족들이다. 즉, 주님의 나라와 교회를 대적하고 훼방하여 그 거룩함이 훼손되도록 하거나 상실하게 하여, 은혜의 부요함으로부터 이탈하게 하는 모든 악한 세력들에게는, 양을 보호하고 인도하는 철장이 심판의 도구가 되어 질그릇이 깨어지듯이 부서지게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은 이 일을 하나님의 아들을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워서 이루시겠다고 하셨다. 주님으로 하여금 십자가를 지시게 하여 악한 이들의 악을 멸절시키신다는 의미다. 악을 제거함에 있어서 더 크고 강력한 힘으로 억눌러서 이긴다는 뜻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죽여서 온 인류에게 생명의 길을 열어주심으로써, 죄를 깨뜨리고 물리치시겠다는 뜻이다. 즉, 그리스도를 통해 부여받은 영광스런 신분과 자격을 가진 우리가 이러한 일에 사용되는 섬김과 헌신이라는 권세를 받았고 누리게 되었다는 말씀이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때, 세상이 우리의 구별된 거룩함을 볼 수 있게 되고, 우리를 향한 기대를 갖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처럼 고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이러한 권세를 누리고 행하기 위해, 늘 하나님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해야 한다.
철장으로 다스리는 것과 철장으로 깨뜨리는 것은 예수님께서 이미 하신 일이다. 즉,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장하여 작은 예수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인 새벽별을 주신다는 말씀도 같은 맥락이다(:28, 민24:16-19)
3.(맺는 말)
우리는 예수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고 믿는 믿음에 의해, 이기는 자의 권세를 누리게 된다. 이 권세는, 은혜로 받은 자로서의 합당한 삶과 감당해야 할 몫, 손해를 감수하는 댓가를 지불함으로써 얻는다. 구체적으로는, 양들을 보호하고 인도하며, 악한 세력들을 십자가를 통해 이기기 위해 수고하고 헌신하며 섬기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은혜 안에서 끝까지 지키신다. 새벽별이신 예수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심으로써 우리가 작은 예수로 살아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의 근원이 되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