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요한계시록은 ①묵시록(黙示錄)임과 동시에 ②예언서이며 ③서신서이기도 하다(1:1~4) 서신서는 은혜의 부요함을 누리며 신앙생활을 아름답게 영위하도록 다양한 권면과 격려를 담은 성경이다. 이와 달리, 예언서와 묵시록은 현재의 악인의 득세와 흥왕함에 대해 머잖아 하나님께서 반드시 심판하시며, 결국에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의로운 통치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말씀해주신다. 예언서와 묵시록의 차이점도 존재한다. 예언서는 ‘다윗의 혈통에 의해’, ‘이스라엘 땅에서’, ‘현세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성취될 것을 글로써 표현하고 있다. 반면에, 묵시록은 대부분 꿈이나 환상을 통해, 지상에서 성취된 다윗 혈통의 왕국이라는 현실의 역사를 초월한 하나님의 나라, 즉, 종말과 심판의 날에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와 이를 위해 오실 메시야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요한계시록을 함께 살펴보자.
1.요한계시록을 대할 때는, 기존의 선입견을, 반드시,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①요한계시록은 두렵고 가공할 성경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에 묘사된 종말과 하나님의 심판이, 악인들에게는 끔찍한 징벌과 공포이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이미 예정된 환희와 기쁨의 잔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②신비하며 난해한 성경도 아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다른 성경들과 마찬가지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도하며 묵상한다면 특정인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든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그렇다면, 요한계시록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성경인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계시’하는 책이다. 계시는 ‘감춰져 숨겨진 것을 열어서 드러내어 보여준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사탄의 궤계를 물리치고) 승리하신 예수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있다. 이것이 요한계시록의 주제다. 그러므로 승리하신 예수그리스도를 찬양하며 영광스럽게 신랑으로 맞이하는 성도들의 찬양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창세기는, 태초에 모든 것이 공허하고 혼돈 중에 있었으나,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공허함이 채워지고 혼돈에 질서가 부여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이 이러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기뻐하고 감사하며 하나님과 교제하며 영원히 누리길 원하셨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음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박탈당하고 공허와 혼돈의 상태로 회귀했다. 그러자, 하나님은 여자의 후손을 통해 인류구원의 계획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십자가를 이기고 승리하신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으로 하여금 죄와 단절하고 생명과 연합하게 하셔서 산 소망을 갖게 하셨다.
마침내, 요한계시록에 이르러서는 종말과 심판의 그날에, 이미 계획하시고 성취하셨던 구원의 역사와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그리스도의 승리를 통해 완성됨을 보여준다.
즉, 예수님의 승리로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고 구원을 완성하신다는 내용의 책이다.
3.그래서, 요한계시록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대하게 되면
①결국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결말을 미리 알게 되므로 담대하게 믿음의 삶을 살게 하는 유익이 있다. 예수님에게도 유혹과 위기와 고난이 있었다. 성도와 교회라면 당연히 직면해야 하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결과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이를 극복할 힘과 지혜와 용기를 얻어서 넉넉히 감당 할 수 있게 된다(요16:33)
요한계시록은 샬롬을 보장하는 성경이므로 (두루마리에 필사된 성경을 펼쳐서 읽어서 설명해주는) 설교자와 그것을 듣는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복을 갈구하는 거룩한 열망을 갖고 대해야 한다(:3) ②유익은 이뿐만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을 바르게 배워 알게 되면, 편협하게 해석하고 곡해하여 그릇된 길로 빠지게 하는 이단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게 되고 흔들리지도 않게 된다.
4.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계시록은 다양한 상징들과 수많은 환상들의 묘사로 인해 한 편으로는 내용을 파악하려 할 때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왜, 이렇게 서술했을까?
그 이유는, ①첫째, 장차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가 필설로 형언하기에는 견줄 수 없이 너무나 광대하고 웅장하며 도무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럽고 장엄했기 때문이다. ②또한 시청각을 모두 동원하여 연상하게 함으로써 확연히 다가올 미래의 사실에 더욱 깊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효과도 생각한 듯하다. ③마지막으로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성도들은 집권자들에 의해 억압과 핍박을 받는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패망하게 되고 성도들은 높임을 받음으로써 위로받게 된다는 요한계시록의 내용이 구체적이고도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그들에게 알려진다면 압제가 더욱 가혹해졌을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즉, 성도들은 성령에 의해 상징과 환상을 깨닫고 환란 중에도 소망을 품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인내하게 하시면서, 세상의 권세로부터 가해지는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성령에 의해 계시가 가려지게 하여 보호받도록 하시기 위함이었다.
5.(맺는 말)
요한계시록은 선입견을 버리고 읽어야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결론을 확고히 하여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원을 완성하시고 승리하신 분이심을 분명히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요한계시록은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된 성도와 교회의 영광스런 찬양집이다. 게다가, 승리한다는 결과를 미리 제시하여 억압과 핍박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샬롬을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권면하는 성경이므로 기대와 소망으로 담대하게 살아가자.
음울하고 음침하며 괴기스러워서 공포에 질리게 하여 위축되게 하거나 주눅 들게 하는 책이 아니다. 성도된 우리에겐 더 없이 밝고 희망차며 소망이 가득한 성경이다.